2014년 6월 22일

축구를 봤다. 알제리전 4:2 / +

다 보지는 못했고, 후반 십여 분 정도부터 봤다.


축구 못하더라.

그런데, 얘길 들어보니 전반전은 더 못했다더라.

러시아전때 우리가 잘 한 게 아니라 러시아가 못해서 서로 만만하게 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수비수들 자리도 못 잡고, 페널티 에어리어 근처까지 밀려서는 수비수끼리 뭉쳐서 어영부영하는 모습으로 시간을 보내는, 전형적인 '지는 게임'을 하더군.
역습을 잘 하는 것도 아니고, 하프라인 이쪽에서도 넘어가서도 골키핑하는 것만으로도 힘겨워보이고, 공몰고 어디 멀리 가지도 못하고, 패스 성공하는 지 보는 것도 조마조마하고, 그리고 오늘 공격수들은..


감독일을 잘 못 하는 것 같은 홍명보씨보다는 차라리,  어차피 초짜지도자를 쓰겠다면, 선수생활로 바로 직전까지 세계무대를 뛴 박지성씨가 감독을 맡았으면 낫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스쳤다. 그래도 안 뛰는 선수는 안 뛸 테고, 차범근씨가 감독한다고 해서 확 바뀌지 못한 전례가 있지만.


박주영선수는 이제 케이리그에 돌아와 경력 마무리하고, 선수수명이 끝나면 지도자 연수를 가라. 유럽에 남고 싶다면 뛸 수 있는 팀으로 이적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홍감독은 앞으로 한동안 국가대표감독은 하지 말기 바란다. 유소년을 기르거나 청소년대표 감독을 맡는 것도 좋을 지도 모른다. 홍감독에게는 부담이 덜할 테고, 어린 선수들에게는 롤모델이 필요하니까. 아니면 K리그에서 자기 스타일로 축구팀을 만들어보거나. 홍감독 발탁 때 사람들이 차감독처럼 될까 걱정했던 것처럼, 축구협회가 너무 일찍 끌어냈다는 생각이 든다.


추가)

나도 한국축구를 욕할 입장은 전혀 아니다. 국내리그 거의 안 보니까. 사실상 안 본다.
그냥 2년, 4년마다 급조되는 나이롱이다. 그리고 그래서, 해외파를중용한다는 말에 아무 이견이 없었다.
그리고, 모르는 만큼 여러 가지 말에 많이 휘둘리는데, 이번 본선의 각 경기에서 홍감독을 그리 욕하고 싶지는 않지만, 전체적인 선수 인선에서 엿가락같다며 선발기준, 기용기준이 비판받는 부분은 아무리 선수뽑는 게 감독 꼴리는 대로라지만 팬들이 하는 말이 일리가 있어보였다.

(히딩크가 실제로 그랬든 안 그랬든 간에) 사람들이 히딩크를 떠올릴 만큼 모든 선수들을 공평하게 테스트를 했어야 했다. 원하는 선수가 못 미쳤다면 과외를 해서라도 기량을 끌어올리고 못 올라오면 잘랐어야 했다. 하지만 홍감독은 히딩크만큼 전폭적인 재량권을 위임받지는 못했다. 거기서, 홍명보는 그 어둡고 고집스러워보이는 입매만큼 욕을 먹게 돼 있었다. 만약 16강 진출했다면 홍명보의 혜안을 칭찬하는 소리에 뭍혀버렸겠지만, 지금에 와서는 그 모든 게 허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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